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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좌파와 우파의 개념 구분

insiks 2009. 5. 5. 23:00

좌파 우파의 개념은 처음 만들어질 때에는 상대적 의미였으나, 맑스 이후
좌파: 공산주의자 내지는 사회주의자,
우파: 자본주의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재정의되었습니다.

딱 잘라 나누기 애매한 면이 있지만 국제적으로 좌우파의 기준은 위의 기준으로 통용됩니다.

그런데 좌파 중에서도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는 구분이 됩니다. 엘리트 전위당에 의한 혁명을 통해
생산수단을 국유화하고 사유화된 자본을 부정하는 공산주의는 사실상 몰락했구요(소련, 중국 등),
사회주의는 정당 정치를 통한 단계적이고 합법적인 제도 개선의 길을 걷게 되어 지금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북유럽, 서유럽) 이를 사민주의라고도 합니다. 지금 세계에서 구성원들이
가장 부유하고, 가장 많은 자유를 누리며, 국가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이들이 북유럽과
서유럽이죠.

그런데 사민주의 노선은 자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데다 합법적 정당 정치라는 유화된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혹자에 따라서는 이미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한 형태로 보기도 합니다.
허나 엄청난 세금을 바탕으로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구성원들에게 부를 분배한다는 측면에서
이들은 여전히 좌파로 분류되고 있고, 스스로도 좌파임을 내세우고 있으므로 좌파로 보는게
옳겠습니다. 중도 좌파 정도로 보면 적당하겠지요.

이 기준을 적용하면 미국은 우파의 나라입니다. 공화당, 민주당 모두 철저하게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우파이죠. 다만 공화당은 종교적으로 좀 더 근본적이고 시장의 자유를 더 내세우고,
민주당은 구성원 개개인의 자유 확장과 부의 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우파 정당이지만, 보수-진보 개념은 철저하게 상대적 개념이므로,
한쪽은 보수이고, 한쪽은 진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공화당은 보수적 우파, 민주당은
진보적 우파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에 대입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모두 우파입니다.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 운운
하며 '좌파 정권'이라고 악을 써 왔지만, 김대중과 노무현의 경제 정책은 철저하게 우파, 그것도
상당히 오른쪽으로 치우친 우파의 그것이었거든요. 아마 김대중과 노무현의 경제 정책을 국제무대
에 들고 가서 '이게 좌파 경제 정책이랍니다'라고 떠들었다가는 미친놈 소리 들을 겁니다. 외국
언론에서 종종 노무현을 좌파로 간주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중동에서 계속 그렇게 쓰니까 그러려니 하고 갖다 쓴 경우들입니다.

국내의 좌파 정당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정도겠는데, 이들도 내용을 보면 유럽 수준의 중도 좌파,
사민주의 노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민주노동당에는 통일에 대한 근본주의적
시각에서 친북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꽤 있고, 특히 증세가 심각한 주사파들도 꽤 있습니다.
진보신당은 주사파들과 싸우다 나온 사람들이구요.

좌우파를 나눌 때 위에서 말한 것 외에 또 하나 고려되는 것이 민족주의입니다. 민족주의,
애국주의는 우파의 대표적인 코드거든요. 좌파의 경우는 민족보다는 국제적 연대, 하층계급의 연대,
국가가 아닌 개인의 자유 확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죠.

따라서 국제적으로 '우파'라고 하면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애국주의 성향을 지닌 자'를 가리키느
것이 일반적인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한나라당을 비롯한 자칭 우파들은 여기에서 분열적
모습을 보입니다.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건 맞는데, 과거 친일 행위에 대해서는 온정적인 모습을
보인다거나, 나라가 망했던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려 한다거나,
쿠데타로 인해 헌법과 국기가 유린되었던 일에 대해 무한한 포용력을 보입니다. 흔히
'한나라당은 우파도 아니다'라고 지적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자본주의 노선을 걷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므로 우파로 분류하는 것은
가능합니다만, 보통 이런 경우는 좌파와 우파를 나누기 이전에 기회주의 매국 집단 정도로
규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이런 집단이 국가의 권력을 잡고 뒤흔드는 경우는
있을 수가 없죠.

여하튼 한나라당은 우파는 우파이되 태생의 컴플렉스와 결함을 지닌 우파이기 때문에
우파의 포지션을 독점하기 위해 민주당 세력을 '좌파'로 몰 필요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
김대중, 노무현 등은 명백한 우파거든요. 상대적 개념을 붙인 '진보적 우파' 정도로 볼 수 있겠죠.

우리나라에서 좌우파 개념이 혼란스러운 것은 위에서처럼 특정 세력들이 개념의 혼란을 유도한 탓이 큽니다. 거기에다 오랜 세월 국민들이 가지고 있었던 레드 컴플렉스로 인해 좌파들도 스스로를
좌파라고 하지 못하고 '진보'라고 애매하게 표현하곤 한 데에서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진보적 우파도 진보이고, 중도적 좌파도 진보라고 하니 그냥 둘 다 빨갱이다, 라는 도맷금식
뒤집어 씌우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우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 중에서도 한나라당은 애국, 애국
떠들면서도 정작 친일청산이나, 식민지시대 문제에 있어서는 매국노 수준의 인식을 지니고 있는
이상한 우파라는 거.

좌파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있는데, 얘네는 좌파 중에서도 중도 좌파라는 거, 그리고
민주노동당은 민족주의라는 우파적 사고가 작동을 하며 친북적 성향까지 보이는 좀 이상한 좌파
라는 거.
이정도 입니다.